2012 드디어 왔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가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벤트에 무감각해진 것인지 1월 1일이 왔다고 해도 별다른 기분은 안 들었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된다는 바램 하나밖에는 없었다. 바램과 같이 나는 1월 1일을 승보와 맞았다. 멋들어진 풍경은 아니었지만 행복했다. 술에 취해 투정도 부렸지만, 그것 또한 내가 많이 믿기 때문이란 걸 알았을 거다.
:D
1월 2일까지 둘이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승보는 공익을 나는 인천집을 갔다. 오래간만에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겨서인지 우울하고 허전해 멍-때리다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2012년에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이유도 들춰보았다. 결론은! 너무 빠르게 달리려고 하기 때문. 아직 25인데, 아니 이제 26이 되었는데 매우 조급하다. 항상 그랬다. 20살 때도 23살 때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해야 했고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멜랑콜리 감정이 날 잡아먹었기에 그 모든 걸 치유하는 건 자신에 대한 부족한 성취감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바쁜 생활이 전부였다.
사랑이 옆에 있어도 그 자체에 만족하는 법이 없었다. 그 점에서 보면 지금은 그나마 여유로워진 것 같다. 그건 내가 깨달았기보다 주변사람들이 이야기를 해줘서 인지하는 것이지만 (_ _)
여튼 이제 그 레이스가 지쳤는가보다. 새로운 계획이랄지 새로운 작업이랄지..그런 것보다 편한 상태가 보장되는 현실적인 것에 치우치게 된다. 어느 순간 '새로운 도전'이란 것이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 같다.
그렇다고 현실적인 것이 완벽한 여유를 준 것은 아니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계속 다른 것을 찾았다. 저번 주에는 여행지의 프리랜서 일로 혜화동을 찾았다. 나무 냄새나는 한옥에 들어서자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항상 꿈꿔왔던 소박한 장소여서 그냥 그 분위기에 잠시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감상은 잠시, 그곳의 대표와 미팅을 했고 그 대화 중 지금까지 맴도는 말이 있다. "나이가 어린데 경력이 꽤 많네. 학교 다니면서 했나 보군. 같이 일하고 싶은데 혜미씨 여유 시간이 하나도 없을 거야. 지금은 괜찮아도 이러다 지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될 거야. 가지고 있는 재능을 다 태워버리려 하다 보면 정말 다 타버려."
뽀글머리 파마에 검은 뿔테, 그리고 알코올이 조금 들어간 차를 마시고 있던 그녀는 내가 그리던 이상적인 모습과 닮아 있었다. 겸손한 자신감과 경력이 보이는 손놀림은 잠깐이었지만 능숙해 보였다.
그러면서 내게 가지는 호기심 어린 눈빛이 좋았다. 멋있는 여자를, 동경할 수 있을만한 여자를 볼 수 있어 좋았다.
현실적으로 내 몸은 하나이기에 그곳과의 인연은 이어질 수 없었지만 머릿속 강한 무언가를 심어주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2012는 조급하지 않게 조금 느슨하게 갈 계획이다. 목적도 목표도 강압적으로 진행하지 않으련다. 지금 하는 블링 에디터 일에 충실하면서 공부를 해야겠다. 또한 친구들과 예전처럼 작업도 하면서 감을 잃지 말아야지. 프리랜서 일로 잡은 것은 한 달만 더 하고 멈춰야겠다. 글을 쓰고 싶으면 쓰고 책을 읽고 싶으면 읽고 영화를 보고 가끔 글을 끄적이다가 사랑하는 사람의 일에 전념도 하고. *_* 결론은 내 자신을 믿고 가끔은 선물도 주자는 것! 화잇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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