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달빛
무뚝뚝한 표정에 간결한 말투, 새침하게 중간중간 던지는 농담, 얇지만 영롱한 목소리까지. 이래서 친구구나 할 정도로 매우 닮은
두 여자는 ‘옥상달빛’이라고 불린다.
에디터 김혜미 포토그래퍼 김보성
이름만큼 예쁜 감성을 지닌 두 여자가 있다. 동갑내기인 김윤주와 박세진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 아닐까 싶다. 둘은 다른 곳에서 음악을 전공하던 중, 성향이 맞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고 새로운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같은
사연이 있던 둘은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팀까지 만들었다. 그렇게
옥상달빛이라는 이름도 없이 홍대에서 공연을 해왔고, 현재 레이블인 매직 스트로베리사운드의 대표를 만나
계약하게 되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인디음악을 해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공연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색을 표현하다 보니, 그것이 인디가 된 것. "물론 아이돌과 같은 음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벽을 쌓아놓고 구분 지어 음악을 하지는 않아요. 좋아하는 음악을 할 뿐이죠."_ (세진) 그들은 확실한 컨셉을 잡아놓은 것도 아니었다. 자신에게 위로가 될만한
음악을 만든 것이고, 그것이 팬들에게도 위로가 된 것이다. 하지만
옥상달빛의 노래는 여전히 ‘예쁜 노래’. 맑은 목소리에 대해
물었다. "노래를 배운 사람이 이렇게 부르면 안 되죠. 저희는 보컬을 배우거나
전공하지 않았어요. 큰일 날 소리예요. 저희가 듣기에 좋은
음색을 찾아 부르는 것뿐이죠. 자기중심적이라고 보시면 돼요. 우리가
즐거우면 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귀엽고 예쁘다는 느낌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만큼 그런 느낌에 신경을 안 썼다는 거겠죠. 사실, 저희는 일렉트랙을 좋아해요(웃음)."_(윤주) 그들의 이번 앨범에는 ‘염소 4만
원’이라는 곡이 있다. 올해 초 EBS,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잠비아 여행을 다녀오며 느낀 생각을 풀어낸 이 곡은 ‘너희들은 염소가 얼만지 아니/ 몰라 몰라/ 아프리카에선 염소 한 마리/ 4만 원이래 싸다/ 하루에 커피 한 잔 줄이면/ 한 달에 염소가 네 마리/ 아프리카에선 염소 덕분에/ 학교 간단다/ 학교 보내자’라는 가사가 쓰여 있다. 아프리카를 돕자는 곡을 선보인 것은 국내 음악 중,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하지만 옥상달빛은 이 곡 때문에 ‘착한 밴드 이미지’를 가져 부끄럽다고 했다. “뭔가 부담스러워요. 사실, 저희가 곡을 만들어 불렀다 뿐이지 대단한 후원을 하지는 않았어요. 앞서 말했듯이 이번에도 돕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자연스레 만들게 된 거죠. 물론
이 노래를 듣고 아프리카 아이들과 결연했다는 팬들의 소식을 들으면 감사해요.”_(세진) 그들은 음악 외 문화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찍어 온
여행사진과 그림으로 전시를 하기도 했다. 그 전시기간 동안 이루어진 게릴라 콘서트 및 관객과의 대화, 전시품 경매의 수익금 전액은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 잠비아 아이들에게 전해졌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청춘의 성장통도 위로하고 있는데, ‘없는 게
메리트’ ’하트코어 인생아’ 등이 그런 노래 중 일부다. 데뷔 전 <스케치북>과
같은 음악프로그램이나 <라디오 천국>과 같은 라디오
방송에 나가보는 게 목표였던 이들은 짧은 기간에 이 모든 것을 달성했고, 대중성 역시 확보했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목표를 잡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하반기에
기존 이미지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우선 박세진은 객원 보컬과 함께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음반을 기획 중이다. 김윤주 역시 개인 음반을 준비 중이지만 구체적인 콘셉트를 정한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부터 즐겨 만들었던 곡이 시규어로스와 같은 어둡고 신비로운 분위기였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고민하는 중이라고. 다양한 작업을 구상 중인 옥상달빛은 마이큐, 요조 등의 뮤지션과도
함께 곡을 만들어왔다. 이번 앨범에는 개그맨 유세윤이 함께했다. 라디오
게스트로 만나 친해져 1번 트랙 ‘버드’를 맡아 불렀는데 그 분위기가 색다르다. 평소 장난기 넘치는 모습
대신 진지하고 고분고분하게 풀어 전에 보기 어려웠던 감성적인 음색을 전해 들을 수 있다. 아홉수의 두
친구는 이번 년도를 의미 있게 보내려 고군분투 중이다. 여유로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열정이 있다. 옥상달빛의 새로운 목표와 꿈이 현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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