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을 만나고 왔다.
여기서 사진은 비컷!
웃는 사진을 어딘가에 공개하고 싶었다는 (...)
여기서 사진은 비컷!
웃는 사진을 어딘가에 공개하고 싶었다는 (...)
이렇게 조곤조곤 말 잘하는 남자가 또 있을까. 루시드폴은 방송에서 본 모습보다 더 점잖았고 자신의 뜻을 정확히 밝힐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 차분함에 점점 집중하게 되자 루시드폴이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에디터 김혜미 포토그래퍼 나상욱 스타일리스트 민선휴 헤어 류민희 메이크업 노미경
* 그 동안 활동이 많았는데 찾아보니 2년 만에 5집이 나온 것이다. 2년 동안 인지도도 많이 쌓였다. 공들인 음반인 만큼 많은 변화의 이야기가 담겼을 것 같다.
특별히 변화를 강요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소소하지만 시간 안에는 항상 변화가 있으니까 앨범을 내면 항상 뭔가가 바뀌어 있더라. 2년 전과 내가 같을 수가 없으니 변했다면 구체적으로 언급을 안 해도 뭔가 바뀌었을 것이고 그 사이에 곡 작업을 했으니 같으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 이전 앨범들도 그렇지만 루시드폴의 앨범을 듣거나 제목, 가사를 읽어보면 일본 영화가 생각난다. 담담하고 차분한 물속에 있다고 할까. 이것이 자신의 색이고 앞으로 변할 일은 없는 건가.
글쎄. 일반 청취자들이 이번 신곡도 전작들의 연장 선상으로 보고 있다 이야기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게 신기하다. 전체적으로 목소리와 가사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느낀다. 어떤 반주던 루시드폴이 노래하면 루시드폴 음악이 되어 버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가사까지는 안 가더라도 목소리만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스타일의 노래를 하면 어떨지에 대한 질문에는 어떤 스타일이더라도 내가 노래를 하는 한 변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5집이 한층 더 차분해진 것 같다. 들을수록 안정된다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심심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평이 다양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어 그래?’라고 생각할 때도 잦지만 크게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고 나서 감상평을 이야기할 때 자기검열을 거쳐서 말하지는 않는 것과 같다. 그냥 제일 먼저 생각나는 대로 툭툭 던지기 마련이다. 작자의 의도보다는 하필 그 순간, 어느 부분에 각인되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것 같다. 어떻게 이야기하던 간에 자유라고 생각한다.
* TV에서 본 루시드폴은 참 유쾌한 사람이다. 코믹한 음악은 해볼 생각이 없나.
코믹이 목적이라면 좀 힘들 것 같다. 재치 있는 음악은 유머감각이 허락하는 한 할 수 있겠지만, 마냥 웃기기만 한 음악은 나를 못 웃길 것 같다. (웃음)
* 노래할 때 보면 조용하고 쓸쓸해 보인다. 그런데 스케치북에서 의외의 모습에 더 좋아진 팬들이 많은 걸로 안다. 머리 좋기로 유명한데, 혹 이미지메이킹은 아닌가.
이미지메이킹을 할 만큼 보이는 채널이 별로 없다. (웃음) 예능도 몇 개 하고 진행도 하는 사람이라면 필요하겠지만 난 필요 없는 것 같다.
* 안테나 뮤직 소속이라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부러움의 시선을 보낸다. 높은 학벌과 음악성, 그것이 연관 있다고 생각하는가.
개개인의 아티스트로서, 선배로서 그들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매니저가 같고 소속사가 같으니 서로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은 한다. 그런데 사실 이 회사랑 인연을 맺은 게 올해 10년째다. 희열이 형 혼자 있었고 내가 들어간 건데, 현재 상태는 10년 중 1년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을 때를 생각하면 정말 편한 집 같다.
* 공연 외에 이루어지는 팬과의 소통이 있나. 요즘 SNS도 자주 하던데.
음악 하는 사람이 음악이나 매체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적인 SNS를 통해 팬과 소통한다는 게 좋은 일이긴 하겠지만, SNS를 소통의 매체로만 보지는 않는다. 블로그나 싸이월드 같은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아직 SNS는 굉장히 사적인 영역 같은데, 순전히 나의 재미를 위해서 일 수도 있고 누구나 자랑하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올리고 싶은 걸 올리는 편이다.
* 어떻게 그런 목소리로 노랠 부르나. 평소 연습하는 건가.
후배들을 만나게 돼도 목소리에 대해서 가르치지는 않는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넌 왜 이렇게 못생겼니?’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것 같다. 가장 바뀌기 어려운 것이 목소리고 자기 생긴 대로 사는 게 맞지 않나. 올해 보컬 트레이닝을 좀 받아볼 생각이긴 한데, 지금 가진 장점을 좀 더 부각하고 단점을 줄이는 법을 위한 것이다. 성대 성형수술을 하는 게 아닌 이상에 목소리가 많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작년에 장기공연을 60일 동안 했다. 준비하고 녹음하고 하다 보니 반년 이상을 녹음, 공연, 연습하는 데 썼다. 이번 년도도 여름에 장기공연이 있으니 연습은 딱히 정해진 것 없이 일상이 될 듯하다.
* 이번 앨범에 삼바가 한 곡 들어갔더라. 그 장르에는 어떤 악기를 써야 하는지를 꿰고 있던데 따로 공부하는 것인가.
이 악기를 배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삼바에서 꼭 들리는 악기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브라질만의 악기로 ‘아, 삼바구나’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인데, 내 mp3에 80%가 브라질 음악이고 그 음악을 듣는 게 기쁘고 행복하기에 저절로 알게 된 것이다. 긍정적인 음악을 좋아한다.
* 중학생 때부터 대중음악은 좋아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당시, LP로 <겟츠, 질베르토>를 처음 접하게 되면서 음악을 계속 듣게 되었다고. 어린 나이였는데,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은 것인가.
아무에게도 영향을 받지 못했다. 누나가 한 명 있고 부모님이 계시는데, 어머니 아버지가 노래를 진짜 못하신다. (웃음) 음악을 들으시는 걸 한 번도 못 봤다. 물론 살기 어려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어떻게든 들었을 텐데 그런 분들은 아니었다. 지금도 노래방에 가면 부르실 수 있는 노래가 2곡이니 말이다. (웃음) 중학교 때 짝이 음악을 꽤 많이 아는 친구였다. 그 친구 덕분에 ‘뮤직시티’ , ’뮤직랜드’ 등의 음악 잡지를 알게 되었다. 잡지를 보고 처음 알게 된 음악들이 매우 많았다. 마치 인터넷 앞에 앉아서 무한의 정보에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하지만 음악을 들어볼 수 없으니 앨범소개가 가장 잘 쓰인 곡을 택해 무조건 사는 거다. 그게 인생의 음반이 될 수도 있고 실패가 될 수도 있고. 시행착오 사이에서 조금씩 폭이 넓어졌다.
* 부산에서 서울로 대학을 왔는데, 공대생 친구들과의 문화차이가 컸다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홍대에 와서 밴드 할 생각을 했나.
햇수로 4년이라는 시간이 끼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다지 록 음악에 관심이 없었다. 지금 많은 밴드를 하는 친구들처럼 본조비, 메탈리카 하다못해 비틀즈, 롤링스톤즈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말이다. 음악을 하고 싶은데 별달리 길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밴드를 하면 나도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절박함이 있었다.
* 그러면 밴드 ‘미선이’에서 루시드폴로는 어떻게 넘어가게 된 것인가.
‘미선이’ 멤버들이 군대에 갔다. 여기서 주된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무언가를 선택해서 한 것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지금까지 날 몰아온 게 크다. 토이뮤직과 계약을 하게 된 것도 그전 소속사와의 분쟁 때문이었고 순간순간 나의 상황이 나를 만들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만들어줬던 것 같다. 좋던 싫던. (웃음)
‘미선이’ 멤버들이 군대에 갔다. 여기서 주된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무언가를 선택해서 한 것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지금까지 날 몰아온 게 크다. 토이뮤직과 계약을 하게 된 것도 그전 소속사와의 분쟁 때문이었고 순간순간 나의 상황이 나를 만들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만들어줬던 것 같다. 좋던 싫던. (웃음)
*원래 있는 곡으로 편곡도 하면서 연습하는가.
전혀. 브라질 음악 중에 공연 때, 가끔 하는 것들이 있기는 한데 국내 곡은 한 적은 없다.
* 가사 쓸 때, 많이 괴로운가.
가사 쓰는 것은 누구나 괴로울 거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뮤지션들에게 가사 안 써져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말들이 위안 되기도 했다. 싱어송라이터들이 가사를 쉽게 쓰면 그게 더 이상한 것 같다. 단어, 수사법, 라임, 각운 등 신경을 세세하게 써야 하니까. 그래서 아직도 공동작업을 잘 이해할 수 없다. 맞춰보고 숙성시켰다가 다시 맡아보고 수정하는 작업인데 그걸 동그랗게 앉아서 한다는 것이 성향상 맞지 않다.
* 음악 외에 하고 싶은 일은 없나. 그림이나 글 같은.
그림에는 분명히 조예가 없다. 글 쓰는 것은 홈페이지에 짤막하게 쓰는 글이나 가사 정도. 책에 대한 제안은 꽤 많이 받았으나 글 쓰는 사람이 아니기에 거절했다. 친구들 앨범 보도자료는 써준 적이 많지만 그건 도와주기 위해서였고. 이건 처음 하는 얘긴데, 요즘 조금씩 글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장르는 동화나 소설.
* <스케치북>에서 옷 잘입는 뮤지션으로 주목받았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일단 옷에 대해 잘 모른다. 외적으로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다. 패션같이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쑥스러움이 있는 것 같다. MVIO의 한상혁 실장이랑 친해서 옷을 많이 협찬해준다. 입혀주는 대로 입는 것뿐. (웃음) <스케치북>이 중요한 시기기는 했다. 전혀 관심도 없었던 분야를 조금 알게 해줬다고 해야 하나. 담쌓고 살던 세상을 엿본 기분이다.
* 그전에는 지금과 다르게 입었단 건가.
<스케치북>하기 전까지 60%가 MVIO옷이었다. 가끔 사기도 했지만, 많이 받아 입었다. 스타일리스트가 주는 옷도 있고. 덕분에 옷을 잘 입는다는 소리는 듣는 것 같다. 전문가들이 준 옷이니까. (웃음)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4월에 공연이 있고 작년처럼 여름에 장기공연이 있고, 방송은 지금 앨범 나왔으니까 라디오 정도 할 것 같다. 음악프로그램 있으면 TV에도 나갈 것 같지만 아직은 예능 생각이 없다. 스스로 즐길 수 있을 때가 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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